계묘년 새해를 여는 타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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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흥륜사 댓글 0건 조회 634회 작성일 23-01-03 20:46본문
계묘년 새해를 여는 타종식
12월 31일 밤 11시 대웅전에서 신도님들과 함께 임인년 한해를 보내고 계묘년 새해가 복되길 비는 송년 법회를 열고, 많은 시민들과 함께 범종을 울리면서
대망의 계묘년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2023년 계묘년 계(癸)는 흑색을 뜻하고, 묘(卯)는 토끼로서 검은 토끼해를 의미입니다. 옛 선조들은 토끼를 통해 지혜와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고, 만물의
생장 번창 풍요를 상징하였습니다. 전통문화 속에 토끼는 몸집은 작지만 영특한 동물로 그려집니다. 토끼와 얽힌 미담은 수없이 많지만, 여기서는 부처님과
토끼와 얽힌 “부처님 회토(懷兎) 본생담” 한편을 소개드립니다.
옛날 베나레스 부근에 여우, 원숭이, 토끼가 서로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제석천왕이 이 중에 누가 보살도를 닦을 자가인가 알아보려고 노인의 모습
을 하고 나타났습니다. “나는 너희들이 사이좋게 지낸다는 말을 듣고 너무 기뻐 늙은 몸을 이끌고 여까지 왔으나, 먼 길을 오느라 배가 고프니 먹을 것을
좀 주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하고는 다 같이 먹을 것을 구하러 나갔습니다. 얼마 후 여우는 물에서 고기를 잡아 오고, 원숭이는 숲에서 과일을 따왔으나, 토끼
는 빈 몸으로 돌아와 주위를 빙빙 돌고 있었습니다. 노인이 묻기를 “토끼야 너는 왜,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느냐?”
“아닙니다. 어르신 저는 생각이 따로 있습니다.” 하며 옆에 있던 원숭이와 여우에게 “미안하지만 나를 위해서 나무를 한 아름씩 구해다 달라”하자, 여우와
원숭이가 나무를 해다주었습니다.
그러자 토끼는 그 나뭇더미에 불을 놓고 훨훨 타오르는 불꽃을 보면서 노인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육신이 쓸모가 없습니다. 이 몸을 노인께 공양드리고
다음 생에 성불을 기약하고 싶습니다“ 하고는 훨훨 타는 불속으로 뛰어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때 노인은 제석천의 본래 모습을 나타내어 잿더미 속에서 타다 남은 토끼를 꺼내어 탄식하며 “실로 나는 너희들의 보살도를 시험하고자 왔는데, 지금
토끼의 소신공양(燒身供養)을 보고 너무 놀랐다. 이같이 훌륭하고 거룩한 정신을 가진 토끼의 모습을 영원히 기리기 위하여 이 토끼를 달 속에 넣어 후
세의 사람들에게 본이 되게 하리라“ 하며 달 속에 그려 넣은 것이 지금의 옥토끼가 되었다 합니다.
달에는 계수나무가 있고, 계수나무는 본래 약제로서 옥토끼는 그것을 절구에 찌어 끝없이 환약을 만들어 인간 세상에 내려준다 합니다.
부처님은 이 법문을 설하여 마치면서 “그때의 토끼는 바로 오늘의 나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인도 사람들은 이를 회토(懷兎)라 하고, 중국은 옥토(玉兎)
라 하며, 한국은 옥토끼라 하는데, 이 모두는 달이 옥토끼를 안고 있다는 회토사상 (懷兎思想)에서 유래 된 것입니다.
이처럼 토끼는 부처님 전생에 등장하는 수행자로서 지혜롭고 헌신적인 보살입니다. 계묘년 새해를 맞아 우리 모두 토끼처럼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옥토의 환약으로 건강하며, 다산하는 토끼를 닮아 번영하는 새해 되시길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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